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메타버스 페스티벌&엑스포 2023에서 관람객이 증강현실(AR) 기기로 영상을 보고 있다. 2023.10.16/뉴스1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메타버스 페스티벌&엑스포 2023에서 관람객이 증강현실(AR) 기기로 영상을 보고 있다. 2023.10.16/뉴스1

메타버스, 게임사들의 신사업 전진 기지로 떠오르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용자 확보와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잇따라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메타버스 사업을 정리하거나 서비스 중단을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의 손자회사 메타버스월드는 지난 1월 전 직원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고, 컴투스의 자회사 컴투버스는 기업 대상 메타버스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의 컬러버스 또한 지난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대표 서비스를 종료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의 메타버스 사업 실패 원인으로 '킬러 콘텐츠' 부족을 꼽는다.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와 같이 이용자들의 커뮤니티 기능이 강한 서비스는 '이용자 리텐션'(Retention·재방문 비율)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아바타 생성 기능이나 소통 공간을 내세워 이용자를 모집했는데, 플랫폼 간 차별성이 없고 '게임' 등 자사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게 패착으로 꼽혔다.

콘텐츠 부족뿐 아니라 하드웨어 기술 또한 뒤따르지 못했다. 메타버스가 기존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와 차별점이 생기려면 실감나는 가상 공간이 제공돼야 하는데, 현재 VR·AR 기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서다.

최근 발표된 애플 비전 프로 또한 고해상도로 주목받았지만 이용자 멀미·착용감 이슈를 극복하지 못하고 환불 세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메타버스 약세에 전략을 수정하는 게임사도 있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합작법인 '미글루'(Migloo)를 꾸려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글루는 '오버데어'(Overdare)로, 메타버스 서비스는 '모바일 인터렉티브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로 방향이 다소 수정된 상태다.

엔씨의 메타버스 서비스 '미니버스' 또한 개편이 전망된다. 엔씨는 지난해 메타버스 기능을 활용해 직무설명회를 진행했는데, 현재 미니버스 내 온라인·모바일 게임을 구현하기 위한 인력을 채용 중이다.

미니버스에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엔씨 미니버스 지원 우대 자격에는 스테이블 디퓨전 사용자가 포함돼 있어, 엔씨의 생성형 AI 플랫폼·서비스인 '바르코'가 적용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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