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2023.5.2/뉴스1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2023.5.2/뉴스1

신한금융그룹 진옥동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하며 올해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KB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준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리더십 아래 내부통제 강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혁신, 고객 가치 제고 등을 통해 다시 금융지주 순이익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리딩금융 재탈환 도전…"고객 가치 1등 해야" 강조

지난해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4조 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지만, 이는 선제적 충당금 적립, 상생 금융 지원,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신한금융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리딩금융 재탈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진 회장은 취임 이후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또한 슈퍼앱 출시, AI 기술 활용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은행권을 뒤덮은 ELS 사태에서 신한은행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점은 진 회장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현재로서 정확한 배상규모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NH투자증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투자자 손실률 50%, 손실 배상비율 40%를 가정했을 때 KB국민은행은 약 1조원, 신한은행은 약 3000억원의 배상액이 예상된다. 은행 차원의 비용에서 수천억원의 차이를 두고 시작하는 만큼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KB금융 대비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옥동 회장은 은행장 시절부터 단순한 '재무적 1등'보다도 고객중심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그룹 창업을 기념해 진행한 강연에서 경영철학에 대해 대한 직원의 질문에 "재무적 1등 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다. 한 단계 높은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 받는 '일류신한'을 지향점으로 삼자"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양적 성장 만큼 중요하게 내부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6월 금융위의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에 따라 책무구조도 도입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진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 통해 업무의 모든 과정이 정당화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한상욱 신한라이프 DX그룹장 (MWC 공동취재단 제공)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한상욱 신한라이프 DX그룹장 (MWC 공동취재단 제공)

◇'뉴진스' 앞세워 디지털 대도약 시도…슈퍼앱·AI 양대축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 기술, 금융 소비자의 트렌드가 분초 단위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며 "우리가 경험한 과거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는 훨씬 빠르고 그 방향도 가늠하기 어렵다.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슈퍼앱 '신한 슈퍼SOL'을 내놓고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선 '신한 슈퍼SOL'은 신한금융이 지난해 12월18일 '금융을 새롭게, 신한이 한다'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신한 슈퍼SOL'을 출시한 그룹사 통합플랫폼이다. 2월 말 현재까지 이용고객수 360만명을 넘기며 순조로운 출발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 슈퍼SOL은 신한금융의 주요 그룹사인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한 곳에서 빠르게', '다양한 기능을 융합해 편리하게'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슈퍼앱 출시에 걸맞게 신한금융은 '슈퍼스타' 뉴진스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뉴진스는 슈퍼SOL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의 통합 모델로 활동할 예정이다.

AI 기술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1월 서울 중구 소재 신한금융 본사에서 직접 AI, 데이터 담당 실무자들이 함께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논의하기 위한 'AD(AI/Data) 캔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에서 진 회장은 "AI 와 데이터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에 모인 직원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러분 개개인이 기술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디자이너’로서 고객과 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진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신한카드와 신한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도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노코드 AI 플랫폼 'AI 스튜디오' 모든 영업점에 확대 도입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고객 특성 분석에 나섰다. 향후에도 은행 내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AI 활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역시 올해 1월 LG CNS 및 LG AI연구원과 인공지능(AI)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DX(디지털전환)본부를 설치하는 등 금융과 테크의 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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