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뉴스1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뉴스1

최근 심각한 저출생 위기와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AI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 24년도 제1차 국가전략 콜로키움에서는 'AI와 공교육'이라는 주제 아래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 방안과 학교 교육 혁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의 교과서와 달리 개개인의 학습 수준, 속도, 습관, 특징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 흥미를 높이고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AI 튜터링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피드백과 학습 컨설팅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AI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AI 튜터 역할을 한다면, 교사에게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을 협력적으로 구현하는 AI 조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과정, 상태, 흥미 등을 AI 디지털 교과서가 제공하는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다음 수업 준비를 위한 피드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AI가 제공한 객관적인 데이터에 기반하여 학생 개개인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 및 학부모와 소통할 수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의 인지 역량뿐만 아니라 사회정서 역량 함양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에서 공유된 초등학교 수학 수업사례에서는 교사가 디지털 교과서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생의 감정 상태 파악 및 학습 정서와 해당 과목 관련 심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리고 디지털 교과서에 학급 학생들 간 질문과 답변이 가능한 기능을 마련해, 학생들 간 협력학습을 촉진했다.

이처럼 AI 디지털 교과서가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교육에서 개인 맞춤형 교육 안착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린 산업화 시대 학습과 교육, 지식에 관한 관점을 미래 교육에 적합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의 학습은 외부에서 설정한 목표에 적합한 학습자의 행동 변화와 외부에서 정답으로 권위가 부여된 광범위하고 단편적인 지식을 기억에 저장하는 과정이 주를 이뤘으며, 학습의 효율성이 강조됐다. 그렇기에 학습자가 '정답'에 관한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특정 지식의 형성 과정이나 역사, 그것이 근거하는 이론이나 상반되는 주장을 깊이 탐구하는 활동은 학습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업에서 학습자가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여 관심 있는 개인적·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연습을 하기 쉽지 않았고, 이는 좋은 성적을 받는 것과도 큰 관련이 없었다.

이와 달리, 미래 교육으로서 4차산업혁명 시대 개인 맞춤형 교육은 구성주의 학습에 근간을 둔다. 즉, 학습자는 맞춤형 학습을 통해 자신과 사회, 지식을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연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학습자는 획득한 지식을 활용하여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이 상호작용하는 사회를 관찰하고 반추하여, 문제-혹은 개선의 기회-를 인식하고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지식 탐색 및 유용성과 한계 분석의 과정을 수행하며, 지식 간 연계와 통합, 재구조화 등을 통해 문제해결에 적합한 새로운 맥락적 지식을 구성하는 경험을 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다른 학생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의 능동성, 주도성,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협동심 등 미래 역량이 계발되고, 미래인재들로 인해 우리 사회는 급속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AI 디지털 교과서 활용을 통한 개인 맞춤형 교육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강화는 물론, 학생들이 저마다의 강점과 관심사를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지식을 새롭게 구성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 디지털 교과서와 교사, 지역사회의 협업방식 관련한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제시와 실행, 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한 발전도 격려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뿐 아니라, 실증연구의 축적을 통해 학교급별, 학급 규모별, 과목별, 학생 특성별 효과적인 개인 맞춤형 학습 모형을 개발·확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육정책 설계와 추진, 교육 현장에서의 교육 활동과 평가, 학교문화, 교사 연수, 학부모 및 지역사회 구성원 대상 평생교육 등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모든 활동과 과정, 시스템이 우리 사회 전반에 형성된 산업화 시대 학습과 교육, 지식에 관한 관점을 미래 교육에 적합한 관점으로 전환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흔히 변하지 않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지적할 때,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라고 한다. 그러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이 꾸준히 실행되고, 다른 교육정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이 교육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면, '미래 교육에 최적화된 교실에서, 미래 교육 전문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미래인재를 기르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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