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공개한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로 만든 중국 축제 영상의 일부 모습. (오픈AI 공식 블로그 갈무리) 2024.02.19 /뉴스1
오픈AI가 공개한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로 만든 중국 축제 영상의 일부 모습. (오픈AI 공식 블로그 갈무리) 2024.02.19 /뉴스1

만화나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대규모 전쟁 장면. 수백만 명의 군대가 맞붙는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창작자의 막대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엄청난 제작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은 영화 제작 방식에 전환기를 맞이하게 했다.

기존에는 CG 기술을 사용해 대규모 전쟁 장면을 제작했다. 하지만 숙련된 인력이 하나하나 장면을 만들어내거나 3D 모델링, 렌더링, 물리적 상호작용 구현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경우, 외계 행성을 배경으로 대부분의 장면에 CG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비 47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물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약 2주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CG 기술의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오픈AI에서 개발한 영상 생성 AI '소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소라는 간단한 명령어만으로도 사실적인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생성된 단일 비디오 내에서 캐릭터와 시각적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여러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라는 사용자의 요청 내용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실제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까지 이해해 더욱 사실적인 영상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구체적 사항을 모두 입력하지 않더라도 '골드러시 당시 캘리포니아의 역사 기록 영상' 같은 문구를 입력하면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녔던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영상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구글도 지난달 '르미에르'(Lumiere)라는 영상 생성AI 모델을 발표했다. 르미에르는 명령어에 기반한 영상을 생성할 뿐 아니라 기존 영상 속 등장인물의 옷을 바꾸거나 일부가 가려지거나 삭제된 부분을 복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상 생성을 넘어 편집 영역에서도 생성AI 활용 가능성이 증명된 것이다. 이는 재촬영 비용 감소 및 표현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구글의 영상 생성 인공지능 모델 '르미에르'를 활용해 원본 이미지의 옷을 변경한 사례. 가장 왼쪽이 원본 (루미에르 공개 깃허브 갈무리) 2024.01.26 /뉴스1
구글의 영상 생성 인공지능 모델 '르미에르'를 활용해 원본 이미지의 옷을 변경한 사례. 가장 왼쪽이 원본 (루미에르 공개 깃허브 갈무리) 2024.01.26 /뉴스1

다만 오픈AI와 구글은 악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대중이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하지는 않았다. 소라는 현재 영상 및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피드백을 받는 단계다. 양사는 AI 합성물 표시·탐지 기술 등 악용 방지 방안을 찾고 있다.

소라와 르미에르가 널리 쓰이는 데는 부작용 방지 외에도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생성된 영상 일부는 손가락 관절이 부자연스러운 등 자세하게 봤을 때 어색한 점이 있다. 또 오픈AI에 따르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인과관계에 어긋나는 영상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앞 장면에서는 쿠키를 베어 물었지만 나중에 쿠키가 멀쩡한 식의 영상이 나오기도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텍스트, 이미지 생성AI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영상 영역에서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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