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스토어에 갤럭시 S24 시리즈가 진열돼 있다. 2024.1.31/뉴스1 © News1
3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 스토어에 갤럭시 S24 시리즈가 진열돼 있다. 2024.1.31/뉴스1 © News1

이동통신 3사(SKT, KT, LG U+ )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른 요구에 맞춰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구매 고객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며, 3사는 이에 대한 보상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여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제정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업계의 반대와 미국의 통상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하여 제정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 3년 동안 연속적으로 4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침체와 통신요금 인하 정책 등으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3사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산업 발굴에 투자하여 수익 방어를 강화할 계획이다.

◇"갤S24 일주일 전에 샀는데"…역차별 논란 현실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최대 48만원~57만5000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기존 구매자들의 혜택 누락으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4를 이미 구매한 고객들은 공시지원금 확대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출시 직후 구매한 고객들은 불과 며칠 만에 지원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

통신 3사는 기존 구매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보상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차액 보상 검토를 언급했지만, SK텔레콤과 KT는 검토만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가 선택약정 혜택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공시지원금이 올랐지만, 25% 요금할인(선택약정, 24개월 기준)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2024.1.24/뉴스1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캠퍼스. 2024.1.24/뉴스1

◇'플랫폼법' 재검토…"총선 앞두고 부담" 해석

공정위는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플랫폼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법안 재검토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설 연휴 전 발표 예정이었던 플랫폼법 공개 시일도 무기한 연기됐다.

플랫폼법은 기존 플랫폼 기업과 스타트업 업계는 물론 다른 경제부처와 소비자 단체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총선을 앞둔 국회도 몸을 사렸다.

미국의 반대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공정위가 구글,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도 규제하겠다고 하자 미국 재계는 '통상 마찰'까지 언급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플랫폼법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거대 플랫폼 업체를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자사 우대 등 4대 반칙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각에서는 '지배적 사업자' 지정 방식의 변화를 예상한다. 사업자 지정 방식의 공정성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플랫폼법의 독소 규정으로 지목된 사전규제 포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법을 추진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 다양한 의견을 듣고 대안까지 마련해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 개통이 시작된 26일 서울의 한 통신사 대리점에 판매 및 개통 관련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 개통이 시작된 26일 서울의 한 통신사 대리점에 판매 및 개통 관련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3년 연속 합산 영업익 4조' 통신 3사, 올해 테마는 AI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4조401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4조380억원) 대비 약 0.4% 증가한 수준이다.

3년 연속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했지만 회사별 희비는 엇갈렸다.

3사 중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SK텔레콤뿐이다. LG유플러스와 KT는 전년 대비 줄었다. 특히 2022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입성했던 LG유플러스는 한 해  만에 1조 클럽에서 빠졌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인플레이션 및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통적인 통신 사업으로는 수익 극대화를 이루기 어려워진 상황 속 통신 3사는 탈(脫) 통신 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인공지능(AI)이다. 3사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AI 경쟁력 강화를 모토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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