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해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통합 연결 경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모델이 AI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8.31/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해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통합 연결 경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모델이 AI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3.8.31/뉴스1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과 같은 제품은 일반적으로 ‘백색 가전’으로 불린다. 이 용어는 초기 생활가전 대부분이 흰색이었던 미국의 ‘화이트 굿즈’(White Goods)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가전 산업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인공지능(AI)을 통해 가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로써 백색 가전이 ‘소통 가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음식 조리법 추천, 세탁모드 제안, 로봇청소기 경로 맞춤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 각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상호 소통하는 단계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특허 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허브(AI Hub)’ 상표를 획득해 스마트폰과 가전 제품을 포함한 모든 전자제품에서 ‘초연결’을 실현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가전 품목별로도 상표권을 등록했다. 삼성전자는 세탁·건조기 대상인 '비스포크 콤보 AI', 냉장고와 관련된 'AI 비전 인사이드'와 인공지능 기반의 조리법 추천 응용 소프트웨어 '쿠킹 허브(Cooking Hub)' 상표도 냈다.

LG전자도 가세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일 '고메(Gourmet) AI'라는 상표권을 출원 등록했다. 지정상품은 '가정용 전기식 식품가공기, 전기기계식 요리기계, 가정용 가사도우미 로봇'이다. 

LG전자는 이미 LG 디오스 광파오븐에서 인공지능 쿡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고메가 '미식가'라는 뜻이 있고 최근 고급 요리 제품 브랜드들에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요리 관련 AI 기능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 부사장이 9월 IFA 2023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1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팀장 부사장이 9월 IFA 2023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뉴스1

양 사는 AI 기술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소통 가전'에 적용될 소형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 초저전력 AI 칩과 OS(운영체제)를 개발 중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강화된 인터랙션(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고자 보이스, 비전, 디스플레이 세 가지 영역에서 생성형 AI 접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비롯한 가전들은 오랜 시간 가동되는 제품들로 저전력이 중요하다"며 "24시간 올웨이즈온으로 최적의 AI 모델들이 가전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가전 특화 칩셋을 개발, 내년 상용화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는 독자 OS인 '타이젠'의 리부트(재시동)를 선언하고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가전에 타이젠을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가전 관련 인력들도 대거 채용하는 중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7월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UP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7.25/뉴스1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이 7월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UP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2023.7.25/뉴스1

LG전자 역시 전용 칩과 OS(운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차세대 가전으로 업(UP)가전 2.0을 발표하면서 3년 이상 공을 들여 개발한 스마트 가전용 AI 칩 'DQ-C'와 가전 전용 OS를 공개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기반의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 개발도 가속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기기 스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인지해 일을 처리하는 지능형 솔루션이다.

양 사의 '가전의 AI화'는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가전이 실제 사용자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이에 맞춰 디바이스가 맞춤 옵션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생성형 AI를 접목한 가전제품들을 대거 공개할 전망이다. 

CES 2024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로 AI로 연결·확장되는 미래 고객경험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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