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2조 달러(약 226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건설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LG와 SK 간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이 합의로 마무리됐다. SK가 LG에 합의금 2조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국내외 소송전을 모두 끝내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합의안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SK가 LG에 현금 1조원과 향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 1조원, 모두 2조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날 오전에는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양사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한 합의안을 이날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면서 극적인 합의 소식을 알렸다. 워싱턴포스트와 블룸버그 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SK와 LG, 양사가 막판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양사의 분쟁은 4년 전, LG 직원 1백여 명이 SK로 이직하면서 불거졌다. LG는 당시 SK가 핵심 영업기밀과 기술을 빼돌렸다며 2019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를 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10일 ITC는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10년 동안 SK의 배터리와 부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ITC 판결 이후 60일째인 오는 11일 자정(한국시간 12일 오후 1시)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SK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SK도 철수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막판 뒤집기를 노렸다. 이런 상황에서 거부권 행사 마감 하루를 앞두고 양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조원에 합의를 하고, 국내외 배터리 소송전을 모두 끝냈다. 사진=뉴스1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조원에 합의를 하고, 국내외 배터리 소송전을 모두 끝냈다. 사진=뉴스1

그동안 LG는 3조원, SK는 1조원 규모의 보상금을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서던 양사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의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SK의 투자를 붙잡아 내기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SK는 미국 조지아주(州)공장에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활로가 트였고, LG는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명분과 함께, 2조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다.

LG의 입장에서는 3조원보다 1조원 줄어든 2조원이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또 SK 입장에서도 미래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털어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평가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 합의를 “미국 노동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계획의 핵심은 “미래의 전기차와 배터리를 미 전역에서, 미국 노동자들이 만드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차와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국내에 임금수준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다각적이고 탄력적인 미국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합의는 그 방향에 맞는 긍정적인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미국 전기차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합의를 촉진하고 분쟁을 해결하고자 지치지 않고 일한 점에 고맙다”라고 특별히 사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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