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뉴스1]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뉴스1]

프라이버시 문제와 유사하지만 좀 더 다른 각도의 문제는 데이터의 남용이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를 이용해 고객의 실제 모습을 조작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보면, 정부기관이 컴퓨터로 미래 범죄를 사전에 감지해 죄를 지을 사람을 체포한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프리크라임'이라는 시스템이 등장한다. 프리크라임은 예지능력을 지닌 초능력자 3명을 활용해 앞으로 일어날 범죄를 미리 보고, 그것을 막을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

영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범죄를 예지하고 범죄자를 사전에 체포하는 것이 옳은가', '아무리 초능력자라 해도 시스템을 위해 도구처럼 사용되는 것은 옳은가' 등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그런데 조만간 이 시스템이 현실 속에서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예지능력자를 착취하는 방식은 아닌,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이다. 아직 현재의 기술로는 영화처럼 범죄가 일어나기 직전에 현장을 급습할 순 없지만, 적어도 알려진 용의자를 빠르게 파악하거나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간·장소를 파악할 수 있다.

중국은 이미 국민의 안면 이미지 정보 대부분을 데이터베이스화 했으며, 안면 인식을 범죄 용의자 색출 등에 참고하고 있다. 가령 CCTV로 무단횡단자를 잡아내는 것도 가능할 정도다. 최근에는 인터넷 활동 등 수집 가능한 정보를 모아 반정부 성향을 지닌 인물을 추려내는 앱도 개발됐다. 

AI는 CCTV를 통해 개개인의 얼굴과 보행 습관, 행동 등을 분석해 수집하고 수상한 행동 패턴을 포착해 용의자를 사전에 체포할 수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 리멍(李萌) 차장은 "다양한 시스템과 설비들을 활용하면 누가 테러리스트고 누가 범죄를 저지를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범죄 예측은 정부 단위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는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주민의 행동패턴을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금융활동이나 여행을 제한하는 시민 신용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시민들의 소비 패턴, 인터넷 활동, 운전습관 등을 분석해 각각의 등급을 매기고, 이 등급에 따라 대출 한도를 조절하거나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 할 수도 있다. 만약 등급이 낮으면 해외 출국은 커녕 열차에도 탑승하지 못하게 된다. 그간 국제사회에서 인권에 대한 지적을 종종 받아왔던 중국에 이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논란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빅데이터 경영 [AI라이프경제 DB]

일본의 경우 히타치 데이터 시스템즈(HDS)는 범죄예상분석(Predictive Crime Analytics, PCA)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소셜미디어, 실시간 기상레이더, 과거 범죄기록, CCTV, 총성 탐지기, 교통시스템 등을 통해 범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예측할 수 있다. 예측된 지역을 일종의 히트맵(Heat Map)처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경찰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미국 시카고 경찰은 벤처기업 Azavea에서 개발한 헌치 랩이란 범죄 예측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헌치 랩은 시간·계절 등 주기 정보, 날씨·지역경제·과거 범죄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죄 속에서 발견되는 일정한 규칙을 도출해낸다. 이렇게 도출한 규칙은 경찰 본부 관리실로 보고되고,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화면에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보여준다. 

문제는 빅데이터가 확률적 상황을 확실한 사실도 만듦으로써 정부기관이 단순한 추측을 근거로 행동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각종 개인정보들을 수집하고 있지만, 시민들이나 외국 방문객들이 느끼는 것은 치안의 향상이 아니라 더욱 까다롭고 불편해진 공항 출입국 수속뿐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들도 고객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판촉 활동을 함으로써 고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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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씀= 빅데이터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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