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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AI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칩워'라는 새로운 경쟁 양상을 낳았다. 이 과정에서 'K-반도체'는 예상보다 거세진 경쟁국들의 공습으로 위협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파운드리 기업 간 합종연횡이 두드러지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세계 최초로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3E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AI 반도체 공룡 기업'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앞둔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칩 주문 생산을 맡기로 했다. 또한 2030년까지 파운드리 시장 2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정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법에 따라 자국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 기업에 총 28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확정된 3곳 중 2곳은 이미 미국 기업이며, 이어 인텔이 10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만 TSMC의 자회사인 일본첨단반도체제조회사(JASM)가 일본 구마모토현(県)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신공장을 준공하는 모습. 24.02.14 © AFP=뉴스1
대만 TSMC의 자회사인 일본첨단반도체제조회사(JASM)가 일본 구마모토현(県) 기쿠요마치에 반도체 신공장을 준공하는 모습. 24.02.14 © AFP=뉴스1

반도체 재부흥을 꿈꾸는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설립된 신생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사실상 일본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기업이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9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SMC 구마모토 공장 유치도 일본 정부의 역할이 컸다. 일본 정부는 TSMC에 4조2000억 원 이상의 보조금을 풀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한 TSMC 구마모토 제2공장에는 약 6조500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대만도 파운드리 시장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제조 공장 확충에 나서고 있다.

TSMC를 앞세워 일본과 이른바 칩 동맹을 맺은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59%였던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올해 62%로 늘어나고, 대만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합계도 67%에서 70%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 내 움직임도 주목된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제안한 '대만판 실리콘밸리'가 올해 착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만 행정원은 2027년까지 1000억 대만달러(약 19조3000억 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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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 홀로 분투' 중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의 8단 HBM3E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12단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5.7%로 1위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의 절반을 점하며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이은 2위(31.7%)다.

업계에서는 적극적 투자와 정책적 뒷받침을 요청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데도 지원 예산(올해 1조 3000억 원)이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각종 규제로 제조 인프라를 갖추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정부는 다른 나라처럼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고 규제도 철폐해야 위기에 몰린 K-반도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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