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음식점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감담회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2023.04.14/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음식점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감담회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2023.04.14/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융 당국의 은행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언론 보도를 재차 부인했다. 오히려 정부가 예대차 마진을 줄이도록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최근 경제당국 수장들의 회동에서 '금리를 너무 미시적으로 조정하려 하지 말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혀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예대차 금리가) 더 벌어졌다"며 "은행 산업은 과점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금융감독원 등이 은행들의) 마진을 줄이도록 지도하거나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많이 오를 때 예대차 금리가 너무 많이 벌어지지 않도록, 어떻게 하면 고통을 완화하면서 거시경제를 안정화할지 F4 회의(한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수장들이 모인 거시경제·금융수장 비공개 모임) 때 이야기한다"며 "금감원에서 그런 이야기(예대차 축소 압박)를 하는 것이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총재는 국내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연말 3%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2%대에 언제 진입할지 전망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보면 올해 연말 정도에 물가가 3% 수준이 되지 않나 보고 있다"며 "그것 자체도 상반기까진 확실히 알 수 있는데, 하반기에는 국제유가와 미국 통화정책 등을 고려해야 해서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2%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상반기 물가는 2분기 들어가면 앞에 '3자'가 들어갈 가능성(3%대 진입 가능성)은 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총재는 시장에서 나오는 기준금리 인하 심리에 대해 경고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마치 연말 전에 금리를 낮출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경고를 준 것"이라며 "우리가 볼 때 하반기에 물가가 3%까지 갈지 불확실하고, (기준금리를) 낮추려고 하면 그보다 훨씬 더 강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4.9%에서 4.0%로 가는 것보다 3.9%에서 3.0%로 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음식점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2023.04.14/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음식점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2023.04.14/뉴스1

최근 OK·웰컴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결손 루머와 관련해 이 총재는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빨리 걸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모니터링하니까 다행스럽게도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는)은 아직까진 적었다"며 "(정부가) 빨리 대응했다"고 말했다.

또 "어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만났는데,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때 가장 놀랐던 것이 (예금한)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라고 했다"며 "(이번 출장에서)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니까 절반 이상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미국과 유사한 사태가 일어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인출될 수 있다"며 "AI를 만들어서 그런 가짜뉴스가 나오면 AI가 먼저 잡아 사실 여부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짜뉴스를 일벌백계하고 금융시장 교란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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