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인 시니웰 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시니웰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정경인 시니웰 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시니웰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스1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로부터 배신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오랜 세월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고도 보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아픈데 보장도 받지 못하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실손지킴이가 약자인 보험 가입자 이익을 대변하겠습니다."

실손지킴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한 정경인 시니웰 대표는 인터뷰에서 보험사 감시견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꼬박꼬박 찾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미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실손보험에 가입하지만, 정작 필요할 때 보험사가 각종 이유로 보험료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너무 많다. 내 주위에서도 많이 봤다"며 "실손지킴이는 한마디로 가입자가 보험사로부터 배신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손지킴이는 보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 뒤 새로운 보험 가입을 유도해 수수료를 챙기는 기존 경쟁사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며 "보험 가입자들이 보험사로부터 약정된 보장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 보험사와 어떠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손지킴이는 지난 2003년부터 판매 중인 국내 실손보험 상품 약관, 금융감독원에서 제정한 실손보험 표준 약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상병, 수가 코드를 수집 및 분석한 결과로 만든 한국신용정보원 마이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보험 정보를 제공받는다.

40개 보험사 마이데이터 정보가 기반이다. 서비스 중 '가입 내역' 항목에서 건강보험·저축보험·생명보험 등 사용자가 가입한 보험 상품을 종류별로 분류해 보여준다.

실손지킴이는 병·의원에서 진단받은 질병명이나 질병코드를 입력하면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약관을 기반으로 평균적인 보장금액을 산정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 수술비와 입원비 같은 정액보험 특약사항도 분석해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다. 이렇게 찾은 보험금은 해당 보험사로 바로 청구를 할 수 있으며, 여러 보험사로 동시 청구도 이뤄진다. 

정 대표는 "또 다른 핵심 기능으로 앱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유수의 병·의원을 알려주고 예약상담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각종 질환에 대한 의료정보도 영상으로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손보험 관련 모바일 앱 시장은 레드오션(포화시장)이다. 대부분의 앱은 가입자 보험 내역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험 가입을 권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이때 소비자가 보험에 가입하면, 앱 서비스 회사는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챙긴다. 

정 대표는 이런 서비스가 가입자가 아닌 보험사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계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정적 자신이 어떤 실손보험에 가입했고, 아프면 어떤 보장을 받는지 제대로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보험도 금융자산인데, 정보가 부족한 가입자들이 매번 지는 환경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고 싶었다. 1년 전 실손지킴이 개발에 뛰어든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보험사 배신에 대비해 가입자들의 단체소송을 지원하고 여론도 조성할 수 있는 공동소송 플랫폼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며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가입자가 대형 보험사 횡포에 휘둘리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동소송 코너는 전용 커뮤니티를 통해 보험료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특정 질환자들이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로펌을 선임해 공동소송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공동소송은 내부 검토를 거쳐 정식 서비스로 출시될 전망이다.

정경인 시니웰 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시니웰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스1
정경인 시니웰 대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시니웰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뉴스1

정 대표는 "보장을 받지 못한 환자 1명이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소송비용을 홀로 감당하고, 판결이 나올 때까지 수년을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하지만 100명, 1000명이 모이면 사정이 달라진다. 부당한 보험료 미지급 문제를 해소하는 길이 열린다. 그 중심에 실손지킴이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사라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경쟁사에 비해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 대표는 "남들이 대형 보험사를 대변할 때 우리는 오로지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만 제공하면 소비자도 진정성을 믿어줄 것"이라며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면 별도의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수익보다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생인 정경인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를 거쳐 네오위즈, 한신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전략과실행 대표이사, 하늘마음바이오 경영총괄 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2021년부터 시니웰 대표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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