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금융 서비스 [AI라이프경제 DB]
토스 금융 서비스 [AI라이프경제 DB]

"입금이 끝나면 방에서 나가시면 됩니다."

저녁 술자리 문화가 바뀌고 있다. 계산은 한 명이 하지만 그 사람이 쏘는 건 아니다. 12만원이 나왔다 가정해 보자. 한 사람에게는 부담이지만 6명이 함께했다면 1인당 2만원씩만 부담하면 된다. 술자리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다음날 단톡방을 만들어 그 사람들을 초대한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 연락처만 알고 있다면 '토스'나 '카카오페이'로 송금하면 된다. 이런 간편함 덕분에 토스와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송금 점유율은 95%를 넘었다. 이처럼 핀테크는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물론 기존 은행의 앱들도 간편송금이 가능하다. 다만 그 은행의 간편송금을 위한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고, 돈을 보내기 위해 은행 앱에 로그인한 후 계좌번호와 받는 사람의 이름, 금액을 넣고 다시 비밀번호나 OTP를 입력해야 한다. 불편하고 느리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이런 느림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은행이라는 안전성 때문에 느리고 불편함을 참던 고객들도 이제는 안전함에 더해 얼마나 더 빠르게 고객의 시간을 줄여줄 것인가를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결국 핀테크의 핵심은 '속도'와 '시간'이다.

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와 현금 없이 결제하는 시장을 이끈 건 페이 서비스다. 삼성 폰은 삼성페이 앱에 각종 금융서비스를 연결시켜 놓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는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없지만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는 물론 기존 은행 앱을 통해 현금 없이 즉시결제가 가능하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프라인에서의 간편결제 전쟁은 이제 테이블 위로 이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카카오의 챗봇 주문 서비스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사무실이나 집 근처 커피숍을 가기 전에 카카오톡에서 미리 주문과 결제를 한후 커피를 가지러 가면 된다. 테이블에 앉아서 주문을 해도 된다. 강남의 커피숍에서는 사진처럼 테이블 위에 놓인 QR코드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빨리 주문하길 원하는 점원의 눈치도, 뒷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필요도 없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로 하면 되고, 쿠폰 적립 역시 카카오톡에서 알아서 해준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 테이블 주문'으로 공략에 나섰다. 식당과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아무래도 줄을 서는 것과 불러도 대답 없는 직원들 아닐까?

네이버의 테이블 주문은 테이블 위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바로 메뉴판이 뜬다. 추천메뉴도 표시되고 리뷰도 볼 수 있다. 결제는 네이버페이로 하면 되고, 주문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기존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던 '네이버 스마트 어라운드'가 '베타'를 떼고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건 '테이블주문'을 고려했음이 틀림없다.

'뭘 먹을까?'에 대한 검색과 리뷰를 통해 식당 찾기에서부터 주문과 결제 편의성까지 네이버는 시작과 끝에 있다.물론 이런 서비스들이 익숙해지기까지는 분명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한 번이라도 써보고 장점을 발견하게 되면, 또 귀찮고 번거로운 시간을 절약하게 되면 계속해서 사용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럼, 카카오와 네이버가 얻는 건 뭘까?

수수료 수익은 나중 문제로 본다면 당장은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어디를 자주 가는지, 무엇을 먹는지, 결제는 어떤 카드로 하는지, 시간대별· 나이대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정보가 모이면 가맹점주에게 시간대별 · 요일별로 잘 나가는 음식을 알려줄 수 있고, 주인 입장에서는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해 재료를 준비할수 있고 가게의 '손님'을 늘릴 수 있다. 

단골손님이 많으면 좋겠지만 어쩌다 잠시 들린 손님이 현금으로 결제하고 사라진다면 어떤 데이터도 남길 수 없다. 그런데 카카오를 통해 플러스친구로 연결된다면 고객에게 할인쿠폰을 뿌리거나 이벤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우리 고객'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카카오와 네이버, 누가 테이블 전쟁의 승자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 번의 거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마케팅 수단을 만드는 전략을 준비할 때다.**

/ 도움말씀= 한국정보화진흥원, 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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