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로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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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성장은 현재 조건에선 기대하기 어렵다." 

배달 시장을 점검해본 플랫폼 기획자 말이다. 공공 배달앱 등 관련 사업 참여를 검토했으나 라이브 커머스로 방향을 틀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배달건수가 급감하자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했다. 배달 시장을 둘러싼 소비자, 점주 등 이해관계자들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사업기획을 변경한 배경이 됐다. 각종 리스크를 감수하고 배달 플랫폼 사업에 참여할 유인이 없다고 본 것이다.

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 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배달앱 주요 3사의 안드로이드 이용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2%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단기적 반작용으로 보기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외형성장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소비자, 점주 등 이해관계자 불만이 쌓였다. 

배달비는 올랐으나 오른 요금만큼 서비스가 달라진 게 아니어서 포장이나 매장 이용을 늘리는 소비자가 늘었다. 인상된 배달비를 분담하던 점주들 사이에서는 요금체계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적자를 감수하고 점유율 확대에 주력했던 배달 플랫폼은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고 수익 확대전략을 계획했으나 차질이 예상된다. 

배달 플랫폼이 이해관계자 갈등 조율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경쟁력을 갉아먹었다는 지적이 있다. 배달 플랫폼 시장은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3사가 9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들 3사의 경우 토종 브랜드로 시작됐으나 외국계 자본 지배를 받으면서 갈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은 2020년 독일계 다국적 유통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분 87% 가량을 매각했다. 요기요를 운영해온 DH는 지난해 요기요를 싱가포르 및 홍콩 자본 기반의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특수목적법인에 매각했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은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대주주다. 미국계 그린옥스캐피탈은 2대 주주다.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이들 펀드의 투자가 확대되며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포함한 외국계 자본은 기업가치 및 수익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갈등 해소에 아무래도 관심을 덜 두는 편"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쌓인 불만이 배달 사업과 관련된 전체 이해관계자들 반발을 부르는 원인이 돼 결국 산업 자체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성장한계와 이해관계자 불만이 복합적으로 얽힌 탓에 2세대 토종 배달앱들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현재 시장에서 운영 중인 국산 배달앱은 다우기술의 배달365, 허니버즈의 띵동, 경기도(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의 배달특급, 클라우드스톤의 배달긱 정도다. 이들 플랫폼의 점유율은 전체의 3%가량에 불과하다.

이 관계자는 "대형 3사가 최근 헬스, 뷰티 사업 등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 기업 역시 배달 플랫폼만으로는 회사의 장기생존 및 수익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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