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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 문제 중 하나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2017년 맥킨지의 보고서는 "미국과 독일의 일자리 중 최대 3분의 1 정도가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2013년 옥스퍼드대학의 연구 보고서는 인공지능 비즈니스가 도래하면 미국인들의 47%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이러한 급격한 변화가 미국 내 소득 격차를 더 벌려서 불평등 구조가 심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이런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사라진 일자리 대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서 다시 재고용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예상대로 실현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시키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

많은 분야에서 인간에 비해 생산성이 월등히 높은 인공지능에 밀려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는데, 핀란드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기본 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을 2017년부터 실제로 시행하고 있다. 

2년 기한으로 운영 중인 핀란드의 기본 소득 실험은 25세에서 58세 사이의 실업자들 중 일부를 무작위로 골라 매달 690달러(약 75만 원)를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실 핀란드가 이 실험을 하게 된 이유는 2015년에 실업률이 사상 최대인 10%로 치솟았기 때문이었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도 이 정책이 효과적일 수 있을지에 대한 파일런 시험의 성격이 강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 이 시험은 2019년에 중단됐다. 

처음엔 70% 이상의 핀란드 국민이 '기본소득' 개념에 찬성했으나 운영 과정에서 안 그래도 높은 세금 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찬성률이 35%,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캐나다 역시 2017년부터 3년 기한으로 토론토 인근에서 4,000명을 대상으로 기본 소득 정책을 시험했으나, 핀란드와 비슷한 이유로 2018년 8월 정책 시험 중단을 선언했다.

핀란드와 캐나다 정부의 시도가 일단은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이 파일럿 시험의 성공 여부가 아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고, 설령 사라진 일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하더라도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할 수 없다면, 정부는 상상하지 못할 수준의 높은 실업률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소수를 제외한 국민들 모두에게 악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의 개수가 충분하지 못하고(즉, 사라진 일자리가 훨씬 더 많고) 일자리의 보수가 높지 않다면, 생산성 높은 인공지능 비즈니스 서비스를 돈 주고 사용할 소비자가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까닭에 사회복지 정책이 미국에 비해 잘 정비되어 있다는 핀란드와 캐나다의 기본 소득 시험 실패를 우려 섞인 시선에서 보게 된다. 

한국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소한 정부 차원에서 고민하고 사회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 도움말씀= 4차산업혁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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