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뉴스1]

구글이 개인의 인터넷 서핑 기록을 이용한 광고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IT업계의 '맞춤형(타깃팅) 광고'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그동안 광범위하게 수집·처리돼온 이용자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온라인 광고 시장에도 영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구글 '쿠키' 기반 타깃팅 광고란?

온라인 타깃팅 광고의 기본은 '이용자의 관심사 파악'이다. 관심사 파악의 수준은 기업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구글은 웹브라우저 '크롬'을 쥐고 있기 때문에 서핑 기록인 '쿠키' 기반 타깃팅 광고를 할 수 있다. 쿠키는 웹사이트를 방문한 인터넷 이용자의 컴퓨터에 저장되는 임시 파일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최근 가전제품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방문한다면 이를 통해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 관련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이때 쇼핑몰 로그인 아이디나 비밀번호 같은 개인정보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비식별화 과정을 거친다. 또 이용자의 로그인 기록을 통째로 광고주에게 파는 게 아니라 광고주가 타깃팅을 설정할 수 있는 사이트에 쿠킹 데이터를 집어넣어 매칭시킨다. 

구글은 최근 이러한 쿠키 기반 광고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프라이버시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대신 '개인'이 아닌 '그룹'으로 묶어 타깃팅 광고를 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은 쿠키를 대체할 맞춤형 광고 지원 기술 '플록(FloC)'의 개발자용 체험 버전을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초 크롬 브라우저에서 서드파티 쿠키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네이버 성별·연령·지역 '타깃'

우리나라 IT업계 '빅2'로 불리는 네이버·카카오는 크롬 같은 OS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쿠킹 기반은 아니지만 자사가 확보한 이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타깃팅 광고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를 기반으로 수십가지 광고 상품을 판매 중인 네이버는 네이버 회원가입 정보에 따른 성별과 연령 기반 타깃팅 광고를 한다.

광고주가 노출하고 싶은 성별과 연령대를 지정하면 조건에 맞다고 추정되는 이들에게 광고를 노출해주는 방식이다.

이용자 지역구별로 선거 광고가 나가는 것처럼 지역 정보도 타깃팅 광고에 활용된다.

네이버 모바일 앱 뉴스·연예·스포츠 화면 최상단 등 프리미엄 지면에 노출되는 성과형 디스플레이 광고에는 이들 외에 이용자 관심사 235개를 활용한 타깃팅 광고가 가능하다.

◇ 카카오 비즈보드는 채널·클릭 광고 기반

카카오의 대표적 타깃팅 광고는 '국민 SNS'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 광고판인 '비즈보드'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어떤 종류의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했는지, 이용자가 과거 어떤 비즈보드의 광고를 클릭했는지 비식별화 과정을 거친 데이터를 토대로 타깃팅 광고를 한다.

카카오는 광고주들에게 비즈보드에 대해 "퍼포먼스 중심의 비딩형 광고"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노출한다. 임팩트 있는 홍보는 물론 클릭과 전환, 그리고 소재까지 최적화해 스마트하게 광고를 노출해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즈보드는 지난해 12월 일평균 매출 10억원을 돌파,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수직 성장하는 카카오의 대표적 효자 상품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는 타깃팅 광고에 쓰이는 이용자 데이터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구글도 마찬가지다. 

비식별화 과정을 거친 이용자 정보가 현행법상 문제가 없더라도 높아지는 개인정보보호 기대치와 규제 수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한다는 취지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온라인 타깃팅 광고에 관해 구체적 규제 내용을 담고있지 않다.

다만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마련한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광고사업자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의 웹사이트 방문이력 등 행태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행태정보를 개인 식별정보와 결합해 사용할 경우 사전 동의를 획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 이미지 [뉴스1]

◇ 애플도 개인정보보호 강화…페북·스캐터랩 잇단 철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개인정보 보호 이슈는 업계 최대 뜨거운 감자다.

구글에 앞서 크롬의 OS 시장 최대 경쟁자인 애플도 지난해 12월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을 내놨다.

아이폰·아이패드 모든 앱 이용자가 위치정보와 연락처, 일정 등을 포함해 자신의 어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사진과 카메라, 마이크 등의 기능에 대한 접근 여부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규제기관의 철퇴도 잇따르고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작년 11월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당사자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수사 기관에 형사 고발했다.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된 개인정보 항목에는 학력·경력을 비롯해 출신지와 가족, 결혼·연애 상태, 관심사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도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과 '텍스트앳' 이용자들로부터 임의로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내용 100억건 중 1억건을 추려 이루다 DB로 쓰면서 개인정보위 조사를 받고 피해자들로부터 공동소송을 당했다. 이루다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출시 3주만인 지난 1월12일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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