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삼성전자가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을 상대로 제기한 반도체 특허침해 사건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논의를 거쳐 삼성전자가 관세법 337조 위반 혐의로 제기한 특허침해 사건(337-TA-1254)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기로 의결했다.

미국 관세법 337조는 미국 현지에서의 상품 수입 및 판매와 관련해 특허권, 상표권 등의 침해에 따른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는 규정이다. ITC는 이와 관련한 제소를 접수한 이후 한 달가량 검토 후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4일 ITC에 에릭슨이 자신들의 기술 특허 4건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특허침해 혐의로 고발했다.

소를 제기한 원고 측은 삼성전자 한국 본사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 오스틴 반도체(SAS) 등 2개 법인이다. ITC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피고 명단에는 스웨덴의 에릭슨 본사와 연구소, 미주법인 등 3곳이 올랐다.

삼성전자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고집적 반도체 소자 및 그 제조방법(High integration semiconductor device and method for fabricating the same)'과 관련된 특허 4건(등록번호 △9,018,697 △9,048,219 △9,748,243 △9,761,719)이 조사 대상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의 본사 전경 [뉴스1]

ITC는 "이번 사건을 담당 행정판사(ALJ)에게 배당하고 행정판사가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예비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ITC의 조사 결과 불공정 무역행위가 확인될 경우엔 즉시 에릭슨의 통신장비에 대한 수입 및 판매금지 처분도 내려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에릭슨이 ITC에서 분쟁을 벌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초였던 지난 1월 7일 ITC에 에릭슨을 상대로 처음 특허침해 소송을 낸 바 있다. 이 사건(337-TA-1247)과 관련해선 ITC가 지난달 12일 조사 개시를 결정해 현재 진행중인 상태다.

양사간의 입장이 바뀐 사건도 ITC에 2건이나 있다. 이미 에릭슨은 지난 1월 4일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발 앞서 ITC에 특허침해 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에릭슨은 1월 15일에도 추가로 삼성전자를 고발했다. 에릭슨이 삼성전자를 겨냥한 2건에 대해서도 ITC는 지난 2월부터 조사 착수를 결정,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릭슨은 2014년 체결한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이 지난해말에 만료된 이후부터 로열티 규모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업계에선 에릭슨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로열티를 제시하자 삼성전자가 이를 거부, 결국 법정 다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1월 합의 당시 삼성전자가 에릭슨에 지급한 로열티는 6억5000만달러(약 7300억원)로 알려져 있다.

2020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 동안 중국과 미국의 지방법원, ITC 등에서 양사간에 얽히고설킨 소송만 8건에 달한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드나드는 직원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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