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제작한 기구로 움직임과 소리 데이터를 모으는 모습 (카네기 맬런 대학 Carnegie Mellon University 제공) 출처=뉴스1
연구진이 제작한 기구로 움직임과 소리 데이터를 모으는 모습 (카네기 맬런 대학 Carnegie Mellon University 제공) 출처=뉴스1

인공지능(AI) 로봇이 소리를 이용해 물건을 추측할 수 있도록 만드는 AI 시스템과 데이터가 개발돼 최근 공개됐다.

18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 멜런 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를 개발해 올해 7월 열린 로봇공학:과학과 시스템(Robotics:Science and Systems)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시각'을 이용해 대규모 군중에서 원하는 사람을 파악하고 추적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중국 등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X선 등을 이용해 사물을 파악할 수 있는 로봇 기술도 다수 개발됐다.

시각 다음으로 청각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과 달리 로봇은 주로 촉각을 이용해 사물을 감지하는 방향으로 우선 개발돼 왔다.

촉각으로 강한 바람이나 벽, 물기를 감지하면 로봇 스스로 피하거나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딱딱한 표면에 닿으면 방향을 틀어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로봇 청소기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청각은 주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언어처리분야에서 연구가 활발하다.

카네기 멜런 대학 연구진은 사람처럼 청각을 이용해 물건을 구분하고 학습해, 모르는 물체의 소리를 들어도 맞출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학습데이터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장난감 블록, 각종 공구, 신발, 사과 및 테니스공과 같은 일상 속의 물체 60여개를 경사로에서 미끄러뜨리거나 굴려서 충돌할 때 영상과 음성을 기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규모 데이터 세트는 인공지능 학습 등에 쓰이게 된다. 연구진은 다른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1만5000개를 분류해 공개했다. 정밀한 데이터 생산을 위해 연구진은 소이어(Sawyer)라는 로봇팔에 평평한 판을 붙이고 각도를 조절해서 음성·영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이용해 로봇을 학습시킨 결과 약 76%의 정확도로 소리만 듣고 물건을 맞추어냈다. 연구에 참여한 르넬 핀토(Lerrel Pinto)박사는 "로봇에 도구가 달린 지팡이를 달아 물건을 건드려 나오는 소리로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는 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며 "로봇이 물체의 소리에 대해 배운 것을 사용해, 가르치지 않은 물체의 물리적 특성에 대해 예측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대학 로봇공학과의 올리버 크로머(Oliver Kroemer) 조교수는 조그만 알갱이가 흐르거나, 병에서 흔들리는 소리를 이용해 그 종류와 양을 추정하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소리 연구는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물질의 특성을 파악해 유추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뜨거운 물체들이 겹쳐져 있어 적외선으로 구분해내기 어려운 경우나 특정한 물체의 소리만 감지해 경보를 울리는 데 응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방위고등연구 계획국(DARPA) 산하 해군 연구개발국(Office of Naval Research)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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