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았다. 월 매출이 1조원대로 연초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한국면세점협회는 4월 면세점 매출이 9867억3909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면세점 매출은 2월 2조247억원, 3월 1조873억원에서 빠르게 감소했다. 1조원대가 깨진 것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터진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4월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11만7737명으로 3월보다 57% 급감했고, 내국인 역시 23만6625명으로 3월보다 27% 줄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5월 매출이 더 최악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업계의 시름은 깊어졌다. 매출은 곤두박질이지만 공항공사에 내는 임대료 납부일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3월부터 납부를 유예했지만 7월에는 임대료를 일괄 내야 한다. 월별로 나눠 3~5월분 임대료까지 합해서 한꺼번에 내야 한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 3사가 지불하는 월평균 임대료는 약 850억원이다. 얼추 계산해도 7월 한 달에만 약 1600억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제시한 20% 감면안을 적용해도 1360억원이다. 면세점이 개점 휴업인 상황에서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이래저래 면세점업계는 고민이 쌓일 수밖에 없다. 뚜렷한 해결책도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가 하루빨리 입장을 정리해 줘야 한다. 국토부는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추가 인하와 관련해 회의를 열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다. 지원이 필요하다는 원론 입장만 고수, 면세점업계의 애를 태우고 있다. 반면에 다른 나라에서는 면세점 임대료를 면제해 주거나 매출연동제로 변경하는 등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페인 공항공사(AENA)는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를 면제해 주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국제공항도 최소보장금액제 계약을 모두 매출 연동제로 바꿨다. 코로나19에 따른 지원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체하다가 시기를 놓친다면 정작 애써 마련한 지원책을 내놓고도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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