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채권단이 두산중공업에 기존의 2조4000억원에 추가해 1조2000억원가량을 더 빌려주면서 이 회사를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고 한다.

원전·석탄 발전 비율을 대폭 줄이고 풍력·가스터빈 사업으로 옮겨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한 여당 의원은 "두산중공업의 원전 노동자들을 훈련시켜 풍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환경 단체가 손발을 맞춰 사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까지 간섭하고 있다.

한국 원자력계는 어느 선진국보다 싼 비용에 공기(工期)를 정확하게 맞춰 원전을 건설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그 중추 기능을 하는 것이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부문이 몰락해 핵심 기술 인력이 방출되면 한국은 원자력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미래 기술 개발 경쟁에서도 탈락하고 말 것이다.

원자력 운영사인 한수원 역시 새만금에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겠다며 작년 7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 3월 상업 운전에 들어간 전남 해남의 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에 사용된 태양전지가 모두 중국산인 사실이 드러났다. 풍력도 핵심인 터빈 제조 기술은 덴마크·스페인·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원전 대신 비율을 늘리겠다는 LNG 발전은 수입에 의존하는 연료비 비율이 70~80%나 된다. 반면 원자력 발전의 수입 연료비 비율은 8%밖에 안 돼 '두뇌에서 캐내는 에너지'라고 불린다. 전력 생산비 대부분이 국내 경제에서 재순환한다. 정부의 탈원전, 신재생·가스 외골수 에  너지 정책은 우리의 귀중한 두뇌 자원은 버리고 외국 연료와 외국 기술에 의존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선 어떤 기술이 30년, 50년 뒤 최적 기술로 자리 잡을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정부는 근거 없는 주관적 신념으로 태양광·풍력을 선택하고 다른 기술은 몰아내고 있다.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미래 기술의 선택지를 이렇게 닫아거는 것은 무모한 도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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