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포럼 중계 화면 갈무리) 2020.05.26 / 뉴스1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포럼 중계 화면 갈무리) 2020.05.26 / 뉴스1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언택트(비대면) 학습'이 성큼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학습=학교'라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대면 학습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간 학교의 대체제라고는 학원과 EBS 인터넷 강의 뿐인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대면 학습이 어려워지면서 '학습공백' 우려가 커졌고 이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비대면 학습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육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할까.

교육에 혁신을 접목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인 요즘 학생들의 속성을 파악해 소통과 학습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교육의 큰 흐름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비대면 교육이 갖는 구조적 한계인 사회성·윤리성 결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한민국의학한림원 공동주최로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교육 분야' 포럼이 25일 열렸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발제에서 학부모들이 비대면 학습 기간동안 가정 내에 학습 및 생활을 지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말하는 현상을 분석했다.

이 소장은 "요즘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가지고 있으면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라며 "감독자가 옆에 있어야 학습이 된다는 것은 인터페이스가 어렵거나, 몰입해서 집중할 수 없는 방식으로 수업이 설계된 문제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식을 숙지하기만 하면 되는 내용은 온라인 콘텐츠나 튜터링(면대면 교육)이나 학습결과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지식을 숙지하는 내용은) 잘 만들어진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해도 된다"며 "대신 학생의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꺼내 줘야하는 교육은 학생 혼자보다 교사와 다른 학생간의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이 효과가 좋다는 게 알려진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혼합형 학습'(Blended Learning)이나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라는 교습법은 이 소장이 설명한 연구결과와 연관돼 있다. 혼합형 학습은 말 그대로 온라인 강의와 면대면 강의를 상호 보완적으로 합치는 교수법이다. 플립러닝은 학생들이 면대면 수업 전 동영상으로 지식을 숙지하고 수업에서는 함께 문제를 풀며 부족한 부분을 질문·보충하거나 관련된 실험 등 교육 활동을 하는 학습법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비대면 학습으로는 학교가 가지는 '사회성' 교육 효과를 보기 어려운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청중의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소장은 "(비대면으로는) 협동학습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요즘 학생들은 (협동과제를 할 때) 교실에서 잠깐 만나고 자세한 건 카카오톡에서 하자고 한다"며 "교실에서 토론할 때는 적극적이고 즉각적 반응이 가능한 학생들이 유리했지만 비동시적으로 이뤄지는 게시물 토론했을 때는 내성적인 학생도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학습은 과거 일방향 온라인 강의와 달리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 수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재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인공지능 기반 원격교육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균관대 학생처장을 맡은 배상훈 사범대학 교수는 기술을 통한 교육혁신에 대해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학교·학생·교수가 상호작용하고 가치를 찾아가는 교육에서는 즉각적인 피드백, 감정전달 같은 예측이 불가한 상호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며 "대체와 보완을 헷갈리면 안 된다. 학교와 대학은 그 나름의 문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교육기술(에듀테크) 기업 에스티 유니타스(ST Unitas)의 이윤석 부대표가 비대면 교육 기술 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이 부대표는 "취미 수업 시장은 이미 다양한 업체들이 15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가지고 언택트 교육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온라인(PC) 이후에 더 주목받을 게 모바일에서의 교육 플랫폼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사진으로 문제를 찍으면 (문제를 풀어) 답을 제공하는 형태는 광학인식기술(OCR)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 데이터 가공으로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교육이 됐든 사교육이 됐든 기술이 필수적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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