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자동차 산업. [AI라이프경제 DB]

1900년대 들어서면서 자동차 산업은 미국 경제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자동차는 곧 미국 제조업 중에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됐고 미국은 자동차의 나라가 됐다. 자동차 산업은 그 자체로도 중요했지만, 전후방으로 연결된 산업들을 통해 미국 경제 전반에 엄청난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자동차에 재료를 공급하는 철강산업이 큰 혜택을 입었다. 자동차에 연료를 주입하기 위한 주유소가 곳곳에 만들어졌고 대형 정유기업이 이를 담당했다.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도로망도 건설됐다.

특히 인프라로서 도로의 건설은 자동차 보급을 크게 증가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할부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금융업도 등장했고, 자동차 보험이라는 상품도 만들어졌다. 사람들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면서 대도시 주변에 교외도시가 나타났고 다양한 형태의 대형마트도 생겼다. 곳곳에서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고 일자리가 늘어났다.

자동차가 혁신과 경제성장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미국 외에 다른 나라들도 본격적인 자동차 산업 육성에 들어갔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이 자동차 강국으로 떠올랐다.

특히 일본의 토요타는 제조 각 단계의 낭비요소를 최소화하여 수요에 맞춘 유연한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는 토요타 생산방식(Toyota Production System, TPS)을 도입했다.

토요타는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을 달성하며 급격하게 성장했고, 결국 2008년에 무려 80년간 세계 1위를 지켰던 GM을 밀어내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가 되었다. 전 세계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영학, 산업공학 교과서에 토요타 사례가 크게 소개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독일의 폭스바겐volkswagen)이 새롭게 주목을 받았다. 폭스바겐은 극소수의 플랫폼만으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해 내는 방법을 고민했다. 자동차 제조에서 플랫폼이란 엔진, 트랜스미션', 하부 섀시, 서스펜션', 스티어링 등 자동차의 뼈대 부분을 의미한다.

오랜 연구 끝에 폭스바겐은 몇 개의 플랫폼만으로, 소비자들이 완전히 다른 차라고 느끼는 수많은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MQB(Modularer Querbaukasten),MLB(Modularer Lángsbaukasten)라고 부르는 두 개의 플랫폼에서 폭스바겐, 아우디(Audi), 세아트(SEAT), 스코다(SKODA) 등 폭스바겐 그룹 내의 수십 가지의 모델을 생산해 냈다.

플랫폼 공동화는 개발 및 생산비용을 크게 절감해 준다. 자동차 모델별로 플랫폼을 다르게 설계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플랫폼 내에서는 부품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부품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도 가능하다.

이는 곧 기업의 경영성과로 연결되었다. 플랫폼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중위권에 머물렀던 폭스바겐은 토요타, GM과 함께 글로벌 선두를 다투게 되었다. 마침내 2016년 폭스바겐은 전 세계 판매량 1위에 등극했고, 이후 3년 연속으로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도 일찍부터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육성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1962년 한국 정부는 자동차 공업 발달을 위해 「자동차 진흥 정책」을 발표하고, 외국자동차 기업의 국내 직접 사업을 금지했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경성정공이 마쓰다(Mazda)와의 제휴를 통해 1962년 자동차 조립을 시작했고, 포드와의 기술제휴로 현대자동차가 1968년 설립되었다. 현대자동차는 1975년 최초의 독자 모델인 포니를 생산했으며, 1998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한국에서 독점적인 사업자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후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판매 대수 기준으로 2010년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강국들에 비해 변변한 인프라 없이 뒤늦게 시작한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이 정도 수준에 오른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다.

현대·기아차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진 소비자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국가 경제에 있어서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해왔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도움말씀= 디지털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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